'보은'을 넘어 '인류애'를 실천하는 한류 스타들
'보은'을 넘어 '인류애'를 실천하는 한류 스타들
  • 조석남
  • 승인 2011.03.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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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석남 편집국장     ©독서신문
[독서신문 = 조석남 편집국장] 한류 스타들이 대재앙 앞에 신음하는 일본에 잇따라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서 두 나라 사이에 '보이지 않는 문화의 끈'이 공고해지는 양상이다.

배용준이 지난 14일 10억 원을 선뜻 쾌척한데 이어, 이병헌은 7억 원(5,000만 엔)을 기부했다. 17일에는 sm엔터테인먼트가 피해복구 성금 10억 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원빈 또한 이날 유니세프한국위원회를 통해 2억 원을 내놓았다.

여기에 류시원, 송승헌, 최지우, 김현중, 장근석, 안재욱, yg엔터테인먼트, jyj 등의 앞선 기부금을 합치면 이날까지 한류 스타들이 기부한 금액은 50억 원을 넘어섰다.

단순한 '보은'을 넘어 '인류애'를 실천하는 이러한 새 물결에는 1세대 한류 스타들은 말할 것도 없고, 'k-pop'으로 '신(新)한류' 열풍을 일으킨 카라, 빅뱅 등 아이돌 가수들까지 앞다퉈 동참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나섰다. 모철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은 17일 "방사능 유출문제 등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국내에서 인기가수들의 자선공연을 열어 수익금을 피해지역에 기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한류 스타들과 함께 피해주민을 위로하고 복구활동을 펼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인들에게는 이보다 더 큰 위로와 격려도 없을 것이다. 일본 정부까지 고마움을 표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기부금액의 많고 적음은 문제가 아니다. 최지우는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병헌은 "더 이상의 불행이 없기를 기도하면서 함께 이겨내자"고 했다. 배용준은 10억 원을 내놓고도 "더 도와줄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이런 모습에서 일본인들은 평소 좋아하는 한류 스타들이 자신들과 함께 아파하는 '사랑'을 확인했을 것이다.
 
2000년대 초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촉발된 일본 내 한류는 영화와 가요로도 확산됐다. 하지만 한류의 일방성과 상업성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이는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 일부 국가의 '혐한류'(한류 혐오)를 야기하기까지 했다. 일본 진출을 준비하던 한 남자 톱스타는 "'한국의 스타들은 돈만 밝힌다'는 인식이 일본 안에 너무 팽배해 깜짝 놀랐다"면서 "단순한 보은 차원이 아닌 재앙 앞에 인류는 하나라는, 진심어린 인류애를 보여줌으로써 한류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용준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일방적인 한류는 곤란하다"며 "한류가 아니라 아시아류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하곤 했다.

한류 스타들로서는 당연히 해야할 일이기도 하다. 인도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오늘의 자신들을 있게 해준 일본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자 의무이다. 나아가 이런 인간적 배려와 존중이야말로 한류의 생명력을 키우는 바탕이 될 것이다. 이를 외면하고 오만하게 우리 대중문화의 일방적 소비만을 요구할 때, 어떤 결과가 오는지는 과거 '반(反)한류'ㆍ'혐(嫌)한류' 기류와 그에 따른 한류 거품 붕괴가 잘 말해주고 있다.
 
일본의 대지진은 벌써 '한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매니지먼트사들이 생존의 위기에 서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카라의 선전을 필두로 일본 진출을 꾀했던 가요 매니지먼트사들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 한류 스타 뿐 아니라 해외 연예인들 대부분의 일본 내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같은 현상은 일본 대지진의 피해 규모를 볼 때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가요계 뿐 아니라 최근 드라마 열풍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배우들 역시 활동이 어렵게 됐다.

하지만 이번 대지진이 오히려 한일간의 우정을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바라보는 분석도 존재한다. 한 매니지먼트사의 관계자는 "일본의 대재앙을 앞에 놓고 한류에 대한 영향을  논의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속상한 마음이 크지만 스타들 대부분은 자신들을 향해 열광해줬던 팬들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뛰어난 연기와 좋은 노래만으로는 진정한 스타가 될 수 없다. 진정으로 팬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대지진 참사 앞에서 이를 보여준 한류 스타들이 '신한류'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사실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각종 참사에는 글로벌 스타들의 도움이 큰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아이티에서 지진 참사가 벌어지자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 커플은 100만 달러(약 11억3000만 원)의 성금을 쾌척했다. 팝스타 마돈나도 25만 달러(약 2억8000만 원)를 기부했다. 이번 일본 참사에도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직접 디자인한 팔찌를 판 수익금 전부를 일본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아이티나 일본 대지진처럼 끔찍한 재앙 앞에선 대중들이 우러러보는 글로벌 스타들의 위로가 큰 힘이 될 수 있다. 한류 스타들도 마찬가지다. 한국 연예인들은 이미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그들의 잇단 기부 소식은 일본인들에게 두터운 연대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독도 문제 등으로 미묘한 관계에 놓여 있기도 하지만 한류 스타는 일본의 재난에 어느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전세계적인 자연의 재앙에 나와 남을 구분하지 않고 서로 인간 중심으로 바라보며 도움을 줄 수 있고, 이를 한류 스타가 가장 먼저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인간은 대자연의 재앙 앞에 무력하지만, 인간의 고통은 결국 인간만이 감싸줄 수 있다. 지금 한류 스타들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하는 엔터테이너, 나아가 함께 사는 '인간의 도리'를 실천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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