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1무 265패,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스러운 기록
1승 1무 265패,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스러운 기록
  • 윤빛나
  • 승인 2011.04.07 1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 윤빛나 기자] 1승 1무 265패, 게다가 한국 스포츠 사상 최대인 199연패. 거기다 첫 승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28년. 이 처참한 수치는 공부로는 대한민국 최고인 '서울대' 야구부의 역대 성적이다.

이쯤되면 의문이 든다. '꼴찌'나 '루저'와는 거리가 먼 서울대생들이 왜 굳이 형편없는 성적의 야구팀을 유지하고 있을까? 아마 야구에 대한 흥미는 넘칠지 몰라도, 야구가 그들의 인생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어차피 한때의 취미생활일 뿐, 죽을 힘을 다해 승리를 쟁취하려는 의지는 없어 보인다. 잘 닦여져 그들 앞에 떡하니 놓여 있는 반짝이는 미래와는 상관없기 때문일수도 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 4개월 동안 연재됐던 이 소설은 절대 실패할 일이 없을 것 같은 이들이 전해주는 성공과 실패의 의미를 다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내용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고, 책 속에는 실존인물들도 다수 등장한다. 드문드문 등장하는 ob베어스의 원년 멤버인 박철순, 롯데자이언츠의 최동원, 국보급 투수 선동열, 홈런왕 장종훈 등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 자체가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를 되짚어 나가는 과정이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서울대 야구부의 투수였던 김지웅이다. 경영학과 출신인 그는 대기업의 영화제작 투자 파트에 취직을 하고, 고액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정도로 성장한다. 하지만 '서울대 출신의 엘리트'인 그는 결국 사기를 당하고 이혼 위기에 놓이는 뼈아픈 경험을 하게 된다. 지웅은 우연히 야구부 시절의 감독을 만난 후 잊고 살았던 '용기'를 얻고, 회사 일에 치여 던지지 못했던 진짜 공인 '영화'를 던지기 위해 옛 부원들을 찾아 나선다.
 
그런데 가장 만나고 싶었던 부원, 서울대 야구부의 전설적인 4번 타자이자 왼손잡이 포수 장태성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지웅은 태성을 찾기 위해 수소문하고, 옛 추억을 정리하며 자신의 시나리오를 완성해 나간다.
 
하지만 태성의 행보가 예상 밖이다. 야구를 취미생활 이상으로 생각했던 부원 태성은 고향 부산의 롯데 자이언츠 2군에서 야구선수 생활을 하고 있었다. 지웅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을 경악하게 한 타이틀의 '서울대 법대 출신 2군 야구선수'는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후배를 위해 은퇴를 하는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의 모습은 독자들 각각에게 '내가 정말 던지고 싶은 공은 무엇일까?'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야구를 그저 심신단련이나 취미 생활로 생각하지 않고, '내 마음이 원하는 것'으로 가슴 깊이 받아들인 서울대 야구부원들. 한 번 이기고 256번 졌지만, 그들이 했던 경기는 모두 승리였다. 꿈과 열정을 잃지 않는다면 패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 세운 영광스런 기록은 열정과 의지를 잃어버리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펴냄 | 359쪽 | 12,000원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