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 빨간 모자의 진실 2
영화리뷰 - 빨간 모자의 진실 2
  • 윤빛나
  • 승인 2011.06.13 1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D 애니 블록버스터로 '동화 비틀기'?
[독서신문 = 윤빛나 기자] 지난 2006년 배우 강혜정, 김수미, 임하룡, 개그맨 노홍철 등의 스타군단을 캐스팅해 '스타 더빙'의 시초를 열었던 <빨간 모자의 진실>이 '3d 애니 블록버스터'라는 다소 생소한 껍데기를 들고 돌아왔다.

<빨간 모자의 진실 2>는 특정 동화책의 세계를 영화 속으로 끌어왔다기보다는 '동화 속 세계'를 하나로 보고 '동화 세상'을 구현하고 싶어하는 듯 하다. 이 영화에 깊이 빠져들기 위해서는 <빨간 모자의 진실 2>가 설정하는 전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동화 속 해피엔딩은  cia, fbi를 능가하는 사상 최강의 비밀요원들인 해피엔딩 수사국의 빛나는 활약 때문이다. 당돌한 리더 빨간모자, 필살액션 욕쟁이 할머니, 허당 행동대원 늑대, 수다쟁이 스파이 날다람쥐는 성깔대장 폴짝이의 지휘 아래 해피엔딩 수사국이라는 임무를 띠고 동화 속 해피엔딩을 지키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 영화 <빨간 모자의 진실 2> 스틸컷     ©독서신문



해피엔딩 수사국의 에이스 요원 빨간모자가 비밀리에 쿵푸액션 스쿨에서 특수훈련을 받고 있던 어느 날, 사악한 마녀가 헨젤과 그레텔을 납치하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다. 리더인 빨간모자 없이 긴급작전을 수행하게 된 할머니, 늑대, 날다람쥐는 무시무시한 마녀에게 맞서 싸워보지만 역부족이고,  설상가상으로 할머니까지 마녀에게 납치되는 비상사태가 발생한다.

할머니의 납치소식을 듣고 뒤늦게 본부에 합류한 빨간모자는 폴짝이의 명령으로 늑대, 날다람쥐와 함께 구출작전을 시작한다. 하지만 애초부터 서로를 못마땅해하던 빨간모자와 늑대는 사사건건 부딪치며 삐걱거리다 결국 헤어지고 만다. 파트너 따위 없이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며 자신만만하던 빨간모자는 홀로 고군분투 해보지만, 계속된 시련에 부딪힌다.
 
 
▲ 영화 <빨간 모자의 진실 2> 스틸컷     © 독서신문



<빨간 모자의 진실 2>의 생생한 3d는 눈여겨 볼 만 하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적 한계 속에서도 건물의 벽이 시원하게 폭파되는 장면, 도로 위에 자동차가 아찔하게 공중 투하되는 장면 등 스케일이 남다른 액션 장면들은 3d와 만나 파괴력을 선사한다. 특히 슈렉의 후손 모스와 결투를 벌이는 빨간모자의 돌려차기, 이단 옆차기 등 쿵푸 액션과 화려한 덤블링으로 뛰어넘는 할머니의 모습은 시각적 즐거움을 상승시킨다.

또한 <빨간 모자의 진실 2>는 전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각종 영화의 오마주와 패러디로 또 다른 재미를 안겨 준다. 날다람쥐가 과자 집안으로 잠입하는 장면과 할머니의 오토바이 추격 장면은 <미션 임파서블>의 오마주고,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빨간모자와 모스의 대결에서 모스의 모습은 마치 슈렉을 연상케 한다. 극 중 빨간모자의 휴대폰 벨소리로는 <쿵푸팬더> ost 중 'kung fu fighting'이 흘러나와 관객들에게 익숙한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이처럼 평범하고 익숙한 동화에서 출발했지만, 기발한 설정과 다양한 영화 속 명장면 오마주와 패러디까지 갖춘 <빨간 모자의 진실 2>는 관객들에게 유쾌함을 준다.
 
 
▲ 영화 <빨간 모자의 진실 2> 더빙에 참여한 스타들     © 독서신문


한편 빨간 모자 역에 이시영,  욕쟁이 할머니에 김수미, 날다람쥐에 노홍철, 폴짝이에 김영진의 목소리를 입힌 '스타 캐스팅'의 득과 실은 분명하다. 주인공인 만큼 압도적인 출연 분량을 자랑하는 빨간 모자(이시영)의 목소리는 대사 전달력과 캐릭터와의 싱크로율 면에서 많이 아쉽다. 전문 성우를 기용한 헨젤과 그레텔과 부딪히는 씬의 경우 그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영화의 홍보와 화제성 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효과를 발휘할 '스타 캐스팅'이지만, 더빙의 완성도와 애니메이션의 주 고객인 아이들을 위한 확실한 전달력 부분에서는 '실'이 분명히 드러난다.

하지만 스타 캐스팅이 기대하지 않았던 플러스 효과를 주기도 한다.  '필살액션 욕쟁이 할머니'를 맡은 김수미는 요들송과 "난 간장게장밖에 담을 줄 몰라" 등의 화려한 애드립을 선보이며 금발의 서양 마녀를 감칠맛나게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친근한 할머니로 재탄생시켰다. 배역과 배우가 적절히 어우러진 좋은 예다.

3d 애니 블록버스터를 내세우며 동시에 '동화 비틀기'에 나선 <빨간 모자의 진실 2>는 의도에는 충실했으나 대신 추리극으로서의 성격은 퇴색시킨 듯 하다. 숨겨진 반전도 흥미롭지만 '화려한 영상미'에 비중을 둔 점이 확연히 드러나는 탓에 다소 단조롭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