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국민독서의 해’에 부쳐
‘2012국민독서의 해’에 부쳐
  • 조석남
  • 승인 2011.12.2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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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석남 편집국장     ©독서신문
[독서신문 = 조석남 편집국장] ‘손 안의 책 한 권, 세상을 만나다.’
독서에 관한 많은 명언이 있지만 이 문구처럼 독서의 중요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해 주는 것도 없을 듯하다. 우리의 손에 책 한 권이 들려질 때 우리는 여러 현인과 만날 수 있고,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담소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훌륭한 사람을 만나 지혜를 얻고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며 지식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책만큼 좋은 도구도 없다는 얘기다.
자연선택에 따른 유전적 진화의 결과든, 문화적 진화의 소산이든 사람들은 좋은 걸 본능적으로 안다. 그런데 책은 묘하다. 개인적 경험만이 책을 좋아하고 자꾸 찾게 만들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독서 경험이 없거나 아예 접근조차 못한 경우 책을 좋아하기는 어렵다.
이는 국민 독서실태 조사로도 입증된다. 얼마전 ‘성인 10명 중 3.5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었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있었다. 2007년에는 성인 10명 중 2명이 책과 담을 쌓았는데, 불과 몇년 사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반면 책을 즐겨 읽는 층은 1년에 읽는 책의 수가 12권에서 17권으로 증가했다.
세계 제일의 디지털 강국이자 세계 7위의 출판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책 읽는 사람만 독서량이 증가하는 ‘독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인터넷 및 영상 매체의 발달, 게임문화 확산 등 ‘책 읽는 문화’ 경시 분위기가 만연한 때문이다.
인터넷이 마치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요술방망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인터넷시대를 선도하는 마이크로 소프트사(社)의 빌 게이츠 회장 조차도 “나는 평일에는 한 시간, 주말에는 3~4시간의 독서시간을 갖는다. 이런 독서가 나의 안목을 넓혀주고 있다”고 실토한다. 사고의 깊이를 더하고 지혜를 얻는 데는 책만한 것이 없다는 얘기다.
 
올해는 정부가 지정한 ‘국민독서의 해’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 국민이 함께하는 참여형 독서장려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국민의 독서력 향상과 국가 지식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서관, 서점, 독서 관련 단체가 함께하는 사업으로 문화기반시설 및 관련 산업의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
영국은 1998년과 2008년, 일본은 2010년에 이미 ‘국민독서의 해’를 전개하고 큰 성과를 거뒀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국민 행복지수 상승 및 국가 경쟁력 강화에 무엇보다도 ‘독서’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국민독서의 해’ 선포식이 2월로 늦춰지고, 행사 계획이 도서관 중심으로 많이 치우쳐 있어 출판계로부터는 “관(官)이 하는 행사가 다 그렇듯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우리들에게는 별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오는 등 벌써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도 보인다.
“나이가 들면서 책을 덜 읽는 경향은 한국뿐 아니라 영국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이 처한 문제이다.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인은 자녀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역할모델이 되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읽어야 한다.”
2008년 영국 ‘국민독서의 해’를 총괄했던 아너 윌슨플레처 영국 전국독서재단 이사 겸 알드리지재단 대표의 조언이다. 윌슨플레처 대표는 “영국 국민독서의 해 당시 캠페인 대상을 세분해 맞춤형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가장 어려웠지만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무조건 ‘책을 많이 읽자’고 계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배경과 습관을 지닌 사람들을 각각 공략한 것이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에겐 <선>, <뉴스 오브 더 월드>, <미러> 등 타블로이드 신문을 통해 캠페인을 했다. “신문 지면을 통해 독서의 중요성을 알리고, 그림책을 신문과 함께 집집마다 배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것이 윌슨플레처 대표의 증언이다.
모처럼 맞은 좋은 기회이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그저 겉치레에 끝나는, 변죽만 울리는 ‘일회성 이벤트’가 돼서는 안 될 일이다. 그래서 효과적 홍보 방안 수립이 중요하고, 지속적인 추진이 가능하도록 차제에 관련 법 제정 및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독서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사회를 따뜻하고 건강하게 하며, 나라의 발전을 도모하는 근원을 제공한다. ‘국민독서의 해’가 우리의 국력(國力)과 국격(國格)을 높이는 일대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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