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도 명작은 침몰하지 않는다
최근 극장가에 다시 걸린 <타이타닉>의 이름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한 이들이 있다면, 모두가 생각하는 15년 전 그 영화가 맞다. 대신 3D 작업을 거쳐 보다 장면 하나하나에 생명력을 얻었고, 음향 또한 그동안 진보한 기술력을 동원해 훨씬 풍성해졌다.
하지만 화려하고 자극적인 영상에 익숙해진 요즘 세대의 기대를 충족시킬, 마치 타이타닉 호에 직접 승선한 듯한 느낌을 줄 스펙터클한 효과는 등장하지 않는다. 애초에 3D 필름으로 촬영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각 장면의 모든 피사체에 윤곽을 더하는 지루한 작업 이후에 등장인물들의 얼굴에도 같은 작업을 수없이 반복했기 때문에 오히려 평범한 장면에서 3D 효과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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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서 <타이타닉 3D>의 개봉은 ‘고급스러워진 타이타닉’이 아닌, ‘명작의 귀환’ 정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무려 3시간이 넘는 기나긴 러닝타임 안에 뻔해 보이는 ‘재난 속 연인’의 모습을 녹여 냈지만, 15년이 지난 이 시점에 다시 봐도 놀라울 정도로 촘촘한 전개와 몰입도를 자랑한다. 항해사의 잘못된 결정, 상류층의 뿌리깊은 특권의식, 불신과 부정 등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 사는 곳이라면 어느 곳에나 산재하는 폐해들은 침몰해 가는 타이타닉호 속으로 옮겨 오며 더 비극적인 장면을 연출해 낸다. 이 모습이 촌스러워 보이지 않는 이유는 지금도 우리네 세상은 같은 폐해를 끌어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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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화가 3D로 다시 태어나면서, 배우들의 비쥬얼도 한껏 더 반짝이게 됐다. 우수에 찬 꽃미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고혹적이면서도 당찬 케이트 윈슬렛의 모습은 두 배우의 현재 모습만 알고 있는 어린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기에 충분할 만큼 매력적이다.
한편 타이타닉 호의 침몰 100주기를 맞아 극장가로 귀환한 <타이타닉 3D>는 오는 5일 개봉한다. 일부 상영관에서는 4D로도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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